막 내리는 0%대 초저금리 시대…이주열 "금리인상 3가지 이유는"
막 내리는 0%대 초저금리 시대…이주열 "금리인상 3가지 이유는"
  • 시사24
  • 승인 2021.08.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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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8.26/뉴스1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사상 유례가 없던 초저금리 시대가 이제 막을 내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연 0.50% 기준금리를 26일 0.75%로 전격 인상했다. 금통위는 이와 함께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낮은 금리를 토대로 빚을 내어 투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어 투자) 열풍에는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다. 1800조원이 넘을 정도로 크게 불어난 가계빚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8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상 최저인 0.50%로 떨어진 기준금리는 15개월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준 3가지 요인으로 Δ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되지만 앞으로 백신접종 확대, 수출 호조로 견실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 Δ물가상승 압력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 Δ완화적 금융여건에서 금융불균형이 계속 누적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저금리를 바탕으로 위험자산 가격이 급등하며 초래된 금융불균형 심화야말로 우리 경제의 당면 현안이라는 금통위 인식이 확고하게 드러난 셈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금융불균형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융불균형을 시급한 현안이라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백신접종률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불균형 위험 개선 노력이 시급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실익보다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초저금리 기조를 토대로 가계빚은 크게 부풀어오른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2018년 1537조원→2019년 1601조원→2020년 1728조원을 기록했다. 2021년 1분기에는 1765조원에 이어 2분기에는 1806조원으로 늘었다.

1500조원에서 1600조원 돌파까지 5분기, 1600조원에서 1700조원까지 4분기가 걸렸다면 1700조원에서 1800조원까지는 불과 2분기의 기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차입 수요를 제약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과도한 민간 신용 증가세 완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당연히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0.25%p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가파른 가계빚 증가세가 단번에 잡히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p) 상승할 경우 늘어나는 주택관련대출 이자부담은 1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기준금리가 1.00%가 되면 이자부담은 2조7000억원 증가하며, 기준금리 1.50%에 이르러서야 이자부담이 5조4000억원 늘어난다.

 

 

 

 

 

자료=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한은이 인상한 기준금리 0.25%p는 워낙 소폭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른 상황이라 추가 금리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가 0.75%로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보다 낮다"며 "현재 금리로는 '부동산은 끝났다'는 집단 심리가 일어나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시장에서 금리가 추가로 오른다는 기대가 형성되면 무분별한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