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난민은 정우성 집으로"…도 넘어선 혐오
[기자의 눈] "난민은 정우성 집으로"…도 넘어선 혐오
  • 시사24
  • 승인 2021.08.27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국내 정착한 이민자들에 대한 반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이미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인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 표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발단은 미 국방부가 아프간 피란민의 임시 주거지로 한국 내 미군 기지도 검토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21일(현지시각)자 보도다. 20일에는 법무부가 국내 아프간인들의 체류 기간이 끝나도 임시로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정의당 장혜영 의원,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 등이 난민 수용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 사이에서 혐오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아프간 학생의 인터뷰 보도에 '모두 돌아가라. 어차피 이 나라에서 이슬람이 뿌리내리기에는 민족성이 강해서 용납이 안된다'는 댓글을 남겼고, 이 댓글은 4000개의 '좋아요'를 받아 많은 공감을 샀다.

다른 누리꾼은 '정우성님 집으로 가세요. 그분은 난민들 반드시 받아주실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난민 수용 입장을 밝힌 정씨와 현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이처럼 아프간 관련 기사에는 추방을 주장하는 강성 댓글들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에는 1만여명의 아프간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이들 중에는 코리안 드림을 갖고 한국에 온 사람들, 한국이 좋아서 온 사람들도 섞여있다.

실제 인터뷰에 응한 아프가니스탄 학생 A씨는 국내 최상위권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에 5년째 거주 중인 A씨는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1년간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아프간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해 개인적인 이야기는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인터뷰 내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또 이태원 일대에도 또래 한국 학생처럼 교복을 입고 한국어를 사용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이민자 2세, 3세를 볼 수 있다. 이태원 일대 파출소 직원들도 이민자 학생이 한국인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민자를 모두 무슬림이라는 하나의 집단으로 타자화 할 수 없는 이유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15일 탈레반에 함락되며 아프간인의 탈출행렬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는 난민 수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난민 수용은 분명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앞으로도 사회적 진통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 거주 중인 이민자는 다른 문제다. 이들은 이미 어느정도 한국 문화에 적응된 사람들이다. 우려와 달리 2019년 외국인의 국내 범죄율은 인구대비 2%대 인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혐오의 화살을 돌려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