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무기징역' 강윤성·고유정이 다시 내 이웃이 된다면
[기자의눈] '무기징역' 강윤성·고유정이 다시 내 이웃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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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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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대부분 사람들은 무기징역 판결이 내려지면 범죄자가 '영원히' 사회와 격리됐다고 안심한다.

사실일까. 이는 '무기징역'이라는 단어 때문에 생긴 오해다. 현행법상 무기징역을 선고받더라도 20년 이상 형기를 마치면 가석방을 통해 사회로 돌아올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감옥에서 반성했으니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하지만 예외는 있다. 최근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강윤성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배심원단과 재판부에 강윤성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며 "(무기징역형을 받은 범죄자들이) 어느 순간 길거리에 나와 있게 돼도 피해자들은 알 수 없다"며 "무기징역은 영원한 격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무부가 발표한 '2021 교정통계연보'의 성인수 가석방 허가자 형기별현황을 보면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무기징역수들이 꾸준히 가석방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8년에는 무려 40명이 사회로 돌아왔다. 흉악범죄 피해자 유가족 대부분이 가해자의 사형을 바라는 이유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법원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실제로 강윤성뿐만 아니라, 전남편을 잔인하게 죽이고 시신까지 훼손한 고유정, 아동성폭행 살인범 김길태,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까지. 그동안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흉악범죄자 대부분은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또 '모텔 토막살인 사건'의 장대호나 '세모녀 살해 사건'의 김태현 역시 사형을 피해갔다. 재판부가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말이다.

해당 사건 재판부들은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런 단서는 행정부에는 전혀 구속력이 없다. 20년이 지나면
비공개로 운영되는 법무부의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승인만 나면 아무도 모르게 사회로 복귀할 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미국이나 중국은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두고 있다. 독일은 가석방을 허용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는 등 엄격한 조건을 단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9년 15대 국회부터 꾸준히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에 대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성하는 이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강윤성은 전과 14범으로 16년간 형을 살고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교화되지 않은 범죄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들이 다시 세상에 나와 내 이웃으로 숨어지내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두렵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