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장기투자자 신세…할 수 있는 게 없다"…'빚투' 2030 망연자실
"비자발적 장기투자자 신세…할 수 있는 게 없다"…'빚투' 2030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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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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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코로나19 국면의 초반이던 2020년 말 쯤 게임주를 대거 샀는데 지금 가격이 반토막 돼 있어요. 팔 수도 없어서 강제로 장기투자가 돼버렸네요"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전모씨(29)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저점을 찍고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식이 생각과는 반대로 하락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으로 몇 백만 원 들어갔던 암호화폐도 현재 반토막이 나있는 상태다.

2030세대는 4060세대에 비해 모아둔 자산이 적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출 금리 역시 앞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2030세대들이 울상이다.

일부는 하락장에서 방어에 성공했지만 대부분은 주식을 팔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손절이든 장투든 빠른 결단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2400선 붕괴된 코스피…"돌파구 없어서 강제 장기투자한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지수가 2.04% 하락하면서 2391.03를 기록해 2400선이 무너졌다. 지난 17일에도 코스피는 9개월여만에 장중 2400선이 무너진 바 있다.

2400이 무너진 코스피 지수를 보는 2030의 가슴도 같이 무너지고 있다. 직장인 전모씨는 "현재 돌파구를 찾기를 포기하고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됐다"며 "이제는 시세도 보기 싫고, 여기서 더 떨어져도 감흥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평소 같았으면 물타기를 하거나 다른 투자를 했을 텐데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추가 투자는 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송모씨(36)의 가슴도 타들어간다. 송모씨는 "누구나 다 아는 그 주식. 국민주라고 불리는 모 전자회사 주식을 결혼 전부터 꾸준히 적금 넣듯이 모아왔는데 지금 고점대비 하락폭이 너무 커지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강제적 장기투자로 가고 있다"고 푸념했다.

코로나 국면이던 지난 2020년부터 3000만원 정도의 초기 자본으로 주식을 시작했던 공기업 회사원 이모씨(30)는 "현재 1000만원 정도 손해중인데 지금 돌파구나 생존방식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자금 투입도 어려운 상황이라서 그냥 손절(손해보고 팔기)도 못하고 장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수억원을 투자했다 지금 수익률이 마이너스(-)50% 이상 된 한 직장인은 "가족들에게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익률이 줄어들었는데 여기서 내가 뭘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그저 예전처럼 반등이 나오기를 기도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비자발적 장기투자 말고도 나름의 탈출구를 찾는 사람도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30대 회사원 A씨는 "주식을 몇 년 했는데 초창기에 많이 잃어서 그 다음부터는 공부를 해 신중하게 주식을 한다"며 "그런 경험으로 이번 하락장에서 나름의 방식인 5%대 손해가 나면 손절을 하는 방식으로 손실률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내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전날보다 49.90포인트(p)(2.04%) 하락한 2391.03로 마감하고 있다.. 2022.6.2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전문가 "손절 타이밍 놓쳤으면 장기투자로 가야…코인은 언제나 가치 0 유념해야"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으로 망연자실한 2030세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총액의 5% 손실이 난다면 바로 미련 없이 손절하는 등 기준을 세워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2030세대는 IMF금융위기나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다. 특히 작년과 재작년에 주식시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좋을 때 들어왔다"며 "현재 고금리 시대에서 만약 대출로 주식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대출의 총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야 하지만 손실이 너무 크다면 장기투자로 마인드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손절을 할 것인지 장투를 할 것인지는 본인이 빨리 해야 하는 결정이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회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잘 보면서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에 대해 김 교수는 "몇 년 전에도 강조한 부분인데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어서 그 가치가 수십배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제로(0)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